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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국제학교에서의 적응과 성장 이야기

by 인니부자 2024.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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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국제학교에 아이를 보내기 전, 가장 큰 걱정은 '우리 아이가 외국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라는 거였다. 새로운 환경, 언어의 장벽, 다양한 문화 속에서 적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나나 아이에게나 컸다. 첫 등교 날, 아이가 학교 정문을 넘어서면서 불안한 눈빛으로 뒤를 돌아보던 모습은 아직도 생생하다. 나도 그 자리에서 한참을 움직이지 못하고, 혹시라도 아이가 다시 돌아올까 봐 가슴 졸이며 기다렸다.

처음의 걱정과 도전

사실 몇개월 동안은 정말 많은 걱정이 몰려왔다. '오늘 학교에서 잘 있었을까?',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있을까?' 하는 질문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아이가 집에 돌아올 때마다 조심스럽게 "오늘은 어땠어?"라고 물어보곤 했는데, 아이의 입에서 나오는 반응은 항상 뭔가 어색하고, 예를 들어 짧게 '괜찮아'나 '그냥 그래' 같은 말들만 하며 눈을 피하는 신경 쓰이는 답변들이었다. 언어도 완벽하지 않다 보니 의사소통에서 오는 어려움도 있었던 것 같다. 솔직히 처음 2년간은 한국 친구들이랑만 어울렸다. 같은 배경을 가진 친구들이라 마음이 편했겠지. 나도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일단은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사실 걱정되는 부분은 또 있었다. 국제학교이다 보니 주변에 잘사는 친구들이 많았다. 명품 가방을 들고 다니는 부모들, 생일 파티마다 거창한 이벤트를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우리 아이가 비교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우리 집은 그렇게까지 못 해주는데, 아이가 혹시라도 위축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아이가 혹시라도 자신을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면서 작아지는 건 아닐까, 그게 제일 걱정됐었다. 하지만 아이는 내 생각보다 훨씬 강했다. 화려한 친구들의 생활 속에서도 자기만의 자부심을 가지고, 그저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대견했다.

변화의 순간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변화가 느껴졌다. 예를 들어, 아이가 어느 날 학교에서 새 친구와 대화한 후 기분 좋게 집에 돌아왔던 순간이 있었다. 어느 날, 아이가 들뜬 표정으로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처음으로 친구랑 영어로 대화한 이야기를, 또 다음 날에는 새 친구랑 운동장에서 축구를 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친구랑의 어색함을 넘어 마음을 나누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그제서야 내 걱정도 한결 줄어들기 시작했다. 아이가 친구들이랑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아, 잘하고 있구나"라고 안도할 수 있었다.

적응과 성장의 과정

언어와 문화의 장벽은 분명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그 모든 것이 하나의 성장 과정이라는 걸 이제는 깨달았다. 다른 나라에서 온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면서, 우리 아이는 좀 더 열린 마음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예전엔 소극적이던 아이가 이제는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도 하고, 다른 문화를 이해하려는 모습까지 보인다. 처음에는 외로움과 낯섦 속에서 헤매던 아이가 이제는 자신만의 자리를 찾고, 친구들과 웃으며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큰 위안을 얻었다.

처음에 아이가 국제학교에 적응하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새로 온 친구들을 맞이하고, 그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어야 했으니까.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교류하려다 보니 단순히 언어 문제를 넘어 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 갈등도 경험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다가갔다. 그 모습이 정말 대견했다. 어떤 날은 아이가 집에 와서 "오늘 새로운 친구랑 말도 섞었어!"라며 환하게 웃는데, 그때부터는 나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국제학교에서 배운 것들

국제학교에서 배우는 수업들,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 그리고 다른 나라 친구들과의 교류는 아이에게 아주 큰 성장의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이제는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친구들과 다투기도 하고, 때로는 마음을 나누며 깊은 우정을 쌓아가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아이는 자기 자신도 더 많이 알게 되고, 자신감도 붙어가는 것 같다. 솔직히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배우는 게 많았다.

안도와 새로운 배움

아마 이런 순간들이 나에게는 '안도감' 그 자체였던 것 같다. 새로운 환경 속에서 혼자 이겨내려 노력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부모로서 한 단계 성장했음을 느꼈다. 국제학교는 우리 아이에게 단순한 배움의 공간을 넘어, 세상을 넓게 바라볼 수 있는 첫 걸음이 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아이가 느낀 행복과 성취감은, 나에게도 큰 기쁨으로 다가왔다. 어쩌면, 아이를 통해 나도 세상을 다시 배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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